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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베이킹의 기본이 되는 기본 재료(버터, 설탕, 밀가루, 달걀)

by 효지티부 2024. 2. 7.

 

 

 

 

요즘은 다양한 식재료의 유통과 오븐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집에서 제과 제빵을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세계의 유명한 베이커리나 레스토랑에서 레시피를 전부 공개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한 번쯤은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집에서 베이킹을 하는 것은 메뉴에 따라 쉬울 수도,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베이킹에 사용되는 기본 재료에 대해 알아둔다면 집에서 베이킹을 할 때 성공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재료의 성질과 특징을 아는 것만으로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베이킹에 사용되는 기본 재료에 대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1. 버터

제과 제빵에서 맛과 풍미를 담당하는 것은 버터입니다. 버터는 우유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시켜 크림을 먼저 만든 후 그 크림에 물리적인 충격을 준 후 수분과 지방으로 분리시킵니다. 그리고 그 지방을 뭉쳐서 만든 것이 바로 버터입니다. 버터는 무염버터, 가염버터, 고메버터, 발효 버터, 가공버터, 천연버터가 있습니다. 소금기가 없는 무염버터에 젖산균을 넣어 인공적으로 발효시켜 만든 버터가 발효 버터입니다. 발효 버터는 발효를 거치면서 일반 무염버터에는 없는 감칠맛과 깊은 풍미를 가지게 됩니다. 주로 쿠키나 구움 과자류에 많이 사용됩니다. 고메버터는 발효 버터와 같은 종류입니다. '고메'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미식가라는 뜻입니다. 사실상 마케팅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염버터란 말 그대로 소금이 들어있는 버터를 말합니다. 무염버터에 소금을 첨가한 가염버터는 바로 빵에 발라 먹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가염버터는 소금이 들어있기 때문에 저장성이 가장 좋습니다. 베이킹에서는 주로 가염버터보다는 무염버터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가염버터는 짠맛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염버터를 사용하는 레시피도 있습니다. 바로 갈레트부르통이라는 메뉴입니다. 다음은 가공버터입니다. 가공버터는 유크림이 아닌 유화제를 섞은, 즉 첨가물이 들어간 버터의 대체품입니다. 다음은 버터의 성질에 대해서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버터는 크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림성이란 버터를 휘핑해서 공기를 포집할 수 있는 성질을 말합니다. 버터는 실온의 상태(20도~23도)에서 크림성이 최대가 됩니다. 크림성이 최대가 된다는 것은 공기포집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상태라는 걸 의미합니다. 실온의 버터는 부드럽게 잘 풀어지는데, 이것을 포마드 상태라고 부릅니다. 온도가 적당한 포마드 상태일 때 반죽을 하면 반죽 안에 잘 쌓인 공기들이 오븐 안에서 부풀어 폭신하고 좋은 식감이 완성됩니다. 버터가 크림성을 유지하려면 버터가 따듯해지거나 녹으면 안 되기 때문에 온도에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쇼트닝성입니다. 쇼트닝성은 바삭한 식감을 내주는 성질입니다. 버터가 반죽 안에서 고르게 퍼지면 전분의 결합을 방해하고 글루텐이 과하게 생기는 것을 막아줍니다. 타르트 반죽이나 쿠키 같은 제품들이 바삭하게 완성되는 이유가 바로 이 쇼트닝성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가소성입니다. 가소성이란 고체상태에서 힘을 가했을 때 원래 모양이 돌아오지 않고 그 모양을 유지하는 성질입니다. 버터의 가소성은 13도에서 15도일 때만 발휘되는 성질입니다. 파이를 만들 때 버터의 가소성이 중요한데, 버터가 너무 차가우면 늘어나지 못하고 반죽 안에서 부서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버터의 온도가 높으면 파이의 결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성질은 버터가 고체 상태로 유지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성질입니다. 녹인 버터의 경우 크림성, 쇼트닝성, 가소성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한번 녹아버린 버터는 다시 굳힐 수 없으므로, 고체 상태의 버터로 만드는 경우 온도에 주의해야 합니다. 

 

2. 설탕

 

베이킹에서의 설탕은 단맛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설탕의 역할을 두 가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흡습성입니다. 반죽 속에서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을 말합니다. 반죽 안에 수분을 먼저 흡수하여 밀가루의 수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글루텐이 과하게 생기는 것을 막아줍니다. 두 번째는 보수성입니다. 흡수한 수분을 지키려는 성질입니다. 흡수한 수분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성질 때문에 제품을 오랫동안 촉촉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재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제품의 구조와 질감을 개선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븐 안에서 구워진 디저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화된 전분 속의 수분이 빼앗기고 전분의 재배열이 일어나면서 전분의 노화가 시작됩니다. 보수성을 가진 설탕은 이러한 노화를 지연시켜 줍니다. 따라서 설탕의 비율을 함부로 줄이게 되면 단맛이 적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의 질감이 뻣뻣해지고 보관기간이 짧아지게 됩니다. 되도록이면 레시피에 기재된 분량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설탕은 반죽의 거품을 내서 만드는 제품에서 그 기포를 안정화시키고 보존력이 높은 상태로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설탕은 단백질과 반응하여 제품의 구움색을 내주는 역할도 합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제품은 구움색이 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반응을 '마이야르' 반응이라고도 합니다. 구움색이 적절하게 잘 나온 제품은 좋은 풍미와 맛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설탕은 베이킹에 있어 중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설탕의 역할을 다른 감미료로 대체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설탕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당으로 대체하셔야 합니다. 요즘은 건강을 생각하여 칼로리가 없는 아스파탐,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 다양한 대체 감미료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맛은 진하게 가지고 있지만 설탕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설탕을 대신하여 만들었을 때 설탕을 넣은 제품처럼 만들기는 불가능합니다. 다음은 설탕의 종류입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해 정제 과정을 거친 백설탕, 그리고 이 정제된 백설탕에서 당밀을 첨가해서 만든 황설탕과 흑설탕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제를 하지 않아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비정제 설탕이 있습니다. 이러한 설탕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수분함량과 풍미가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레시피에 따라 적절한 종류의 설탕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3. 밀가루

 

밀가루는 말 그대로 밀을 갈아 만든 가루입니다. 통밀을 갈아 만든 가루는 통밀가루입니다. 베이킹에서 사용하는 밀가루는 밀의 껍질과 배아 부분을 제거하고 남은 배유 부분을 갈아서 만든 가루입니다. 밀가루의 주요 성분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입니다. 탄수화물은 전분, 단백질은 글루텐이라는 성분입니다. 밀가루는 전분이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전분과의 가장 큰 차이는 글루텐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루텐이란 밀가루의 단백질 성분으로, 날밀가루에서는 성질이 나타나지 않고, 수분을 만나면 늘어나는 탄력을 가집니다. 반죽을 치대면 치댈수록 탄력이 더 강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밀가루에 수분을 넣고 반죽을 하면 밀가루 안에 전분과 글루텐이 끈적해지는 점성과 탄성이 생기면서 반죽의 모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스트나 효모를 넣고 발효하는 빵은 글루텐이 많아야 발효할 때 나오는 가스를 잘 가두고, 잘 늘어나게 해 주기 때문에 볼륨감이 살아납니다. 반대로, 구움 과자, 쿠키 같은 종류는 글루텐이 많으면 반죽의 탄성이 강해져 오히려 부풀지 못하고 식감이 딱딱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들고자 하는 제품에 따라 알맞은 글루텐 함량의 밀가루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밀가루의 종류는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이 있습니다. 단백질의 함량에 따라, 즉 글루텐의 함량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강력분은 글루텐이 강하게 들어있기 때문에 강력분, 중력분은 중간 정도여서 중력분, 박력분은 약할 '박'을 사용해 박력분입니다. 단백질이 11~13%의 함량은 강력분, 9~10%의 함량은 중력분, 6~8% 함량은 박력분으로 나뉩니다. 강력분은 단백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경질밀을 가지고 만들고, 박력분은 단백질을 적게 가지고 있는 연질밀을 가지고 만듭니다. 중력분은 경질밀과 연질밀을 적절하게 단백질 함량에 따라 섞어서 만든 것입니다. 파이반죽을 밀 때, 빵을 성형할 때 덧가루를 사용할 때 강력분을 가지고 만듭니다. 그 이유는 경질밀이 껍질이 단단하여, 곱게 갈아내기가 힘들어 입자가 거칠고 잘 뭉쳐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죽에 잘 들러붙지 않아 강력분을 덧가루로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밀가루 회분의 함량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집니다. 회분이란 밀가루를 태우고 남는 재를 말합니다. 재가 많아질수록 등급이 낮아지고, 재가 많이 남아있지 않으면 등급이 높아집니다. 밀가루의 대부분이 밀의 배유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배유 부분은 회분이 많지 않고, 배유 부분의 바깥쪽으로 갈수록 회분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이렇게 밀가루 등급을 나누지는 않습니다. 프랑스를 예로 들면 프랑스에서는 밀가루 포장에 회분율을 표시하는데, 회분율이 높다고 하여 반드시 좋은 등급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회분율을 T라고 적는데, T45, T55, T65 이런 식으로 분류합니다. 10kg의 밀가루를 태웠을 때 남는 회분의 양을 45g이면 T45, 55g이면 T55, 65g이면 T65g입니다. T80, T150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T150정도면 통밀가루로 보시면 됩니다. T뒤에 숫자가 높을수록 회분이 많은 것입니다. 회분율이 많을수록 고소하고, 풍미가 강하지만, 색감이 노랗고 거친 식감을 가집니다. 프랑스 밀가루는 회분율을 다르지만, 단백질의 10~12%로 비슷한 함량을 가집니다. 글루텐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루텐에 대해 조금 더 하자면, 반죽을 할 때 여러 가지 재료들이 들어가는데, 이 재료들이 각각 글루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소금은 글루텐의 그물구조를 촘촘하게 만들고, 점탄성을 강하게 만들어 글루텐을 더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반대로 설탕은 반죽 안의 수분을 먼저 흡수해 버려, 밀가루에 전달되는 수분의 함량을 낮춰주어 글루텐 함량을 낮춰줍니다. 식초 역시 글루텐의 어떤 성분을 녹여 연화된 글루텐으로 만듭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반죽이 수축하기 쉬운 파이 반죽에 식초를 조금 넣어주면 반죽을 밀어 펴기가 쉽고 수축이 덜 일어나게 됩니다. 버터는 밀가루를 코팅하여 수분흡수를 방해하여 글루텐 형성을 억제하는 재료입니다. 

 

 

4. 달걀

 

달걀의 흰자는 90% 수분, 10%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흰자에는 기포성이 있습니다. 기포를 만들 수 있는 성질로, 흰자 안의 단백질 때문에 기포성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흰자의 기포성을 이용한 것 중 하나가 머랭입니다. 흰자는 농후난백과 수양성 난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계란을 깼을 때 노른자 주변에 봉긋하게 둘러싼 흰자를 농후난백이라고 합니다. 수양성 난백은 바깥쪽으로 묽게 펼쳐져 있는 흰자를 말합니다. 이 두 가지 난백의 양은 계란의 신선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신선한 달걀일 경우 농후난백이 많고, 달걀이 오래될수록 농후난백이 수양성 난백으로 변하여 수양성 난백이 많은 달걀로 변합니다. 농후난백은 수양성난백보다 찐덕하기 때문에 거품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수양성 난백은 거품을 내기가 더 수월합니다. 머랭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수양성난백이 거품내기가 쉽다고해서 머랭을 만들 때 좋은 난백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흰자에 기포가 잘 생기면 그만큼 거칠고 큰 기포가 생길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고, 빠르고 크게 잡힌 기포는 쉽게 푸석해지고 빠르게 꺼집니다. 따라서 신선한 달걀이 처음에 거품을 내는 것은 어렵지만, 잘 꺼지지 않고 안정감 있는 머랭을 만드는 데 적합합니다. 흰자의 기포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는 온도입니다. 흰자의 온도가 높을수록 기포는 잘 나지만 그만큼 쉽게 꺼지는 머랭으로 완성되기 쉽습니다. 온도가 차가운 흰자는 거품을 내기는 어렵지만 안정감 있는 머랭이 완성됩니다. 흰자에 설탕을 넣고 거품을 내게 되면 설탕이 흰자 안에 녹아 흰자의 점도 상승하게 되는데, 기포가 안정감이 생기고 잘 꺼지지 않는 머랭이 완성됩니다. 설탕을 적게 넣은 머랭은 볼륨감은 좋지만 쉽게 푸석해지고 안정감이 좋지 않습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갈수록 쫀득하고 윤기가 나며, 안정감이 좋은 머랭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노른자입니다. 노른자는 50% 수분, 16% 단백질, 32%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지방 성분 때문에 지방이 없는 흰자보다는 기포성이 좋지는 못합니다. 지방은 기포를 꺼트려버리는 소포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머랭을 올리기 위한 흰자에 노른자가 조금이라도 포함되어 있으면 단단한 머랭을 올릴 수 없습니다. 지방이 많은 노른자의 가장 큰 특징은 유화성입니다. 노른자의 지방을 이루는 성분 중 레시틴이라는 성분은 천연 유화제라고 불릴 정도로 유화력이 좋은 성분입니다. 반죽 안에서 버터와 수분이 잘 섞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노른자는 제품의 농후한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가 모두 들어간 전란을 사용하는 제품에서 거품을 낼 때, 달걀을 중탕하여 온도를 살짝 올려 거품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달걀이 따듯해지면 달걀의 표면장력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